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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으로

광화문에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종로서적이 있다.

by 솔토지빈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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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종로서적이 있다.

 

광화문에서 종각역 부근에는 세 개의 대형서적이 있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종로서적이다.

교보문고가 가장 먼저 개업했고 영풍문고와 종로서적 순이다. 나이 드신 분들은 종로서적이 가장 역사가 긴 것으로 알고 있을 수도 있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7080세대들에게는 종로2가에 자리 잡았던 종로서적을 기억할 것이다. 종로서적은 1907년에 오픈하였으니 가장 오래전에 오픈한 서점이 맞기는 하다. 가장 오래된 서점이었던 종로서적은 한일 월드컵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던 20026월에 폐업했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경영난 악화가 폐업의 원인이었다.

 

 

종로서적을 만남의 장소로, 책을 읽고 구입하던 공간으로 소소한 행복함을 느꼈던 사람들에게는 슬픈 일이었다. 이런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20161223일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둔 날 종로서적이 다시 문을 열었다. 물론 같은 회사는 아니다. 출판계와 출판인들이 100년 역사의 종로서적의 상징성 때문이라도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오픈하게 되었다. 그런데 컨셉이 조금 특이하다. 음식점이 즐비한 공간의 핵심에 서점이 존재한다.

 

 

교문문고와 영풍문고는 도서와 함께 문구와 팬시 용품을 판매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어색한 결합이다. 환상적인 경합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점과 음식이라는 새로운 퓨전 문화를 탄생시켰다.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사이에서 힘든 경쟁을 하고 있지만 독특한 서점 문화공간을 활용하여 Z세대들의 마음을 녹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어쩌면 많은 사람은 종로서적이라는 이름이 사라지지 않기를 원할 수 있다. 오래도록 종로서적이라는 이름을 지켜 주었으면 한다.

 

세 개의 대형서적 중에 교보문고는 압도적인 1위이다.

서점이 위치한 지역적 이점과 다양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이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이 되었다.

 

 

서점 내부 실내장식에 변화를 주거나 창의적 판매 방식의 개발로 선두 자리를 내어줄 기색이 안 보인다. 서점에 의자를 설치하여 도서관 분위기를 만든다는 생각은 기발한 아이디어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좋아할 일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서점 내부에 사람이 몰리면서 다양한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구름 같다. 구름 떼들은 한결같이 교보문고를 메우며 새로운 양식을 얻는 기쁨으로 너울거린다.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의 용맹스러운 모습을 등에 업고 서점 문화공간으로서의 맹주 자리를 쉽게 내주어 줄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한때는 교보문고의 아성을 무너트릴 기세로 매장을 지하 1층과 2층까지 확장했던 영풍문고의 도전은 거세었다. 특별한 방어 전략을 구사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교보문고의 아성은 무너지기 힘든 요새이기도 하다. 교보문고를 앞서야겠다는 경쟁 속에서 제풀에 기가 꺾였는지 영풍문고의 도서 매대가 조금씩 줄어가던 시기를 지켜보았다. 서점을 찾는 사람들로서는 교보문고의 독점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영풍문고와 종로서적 등이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공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공간의 확장과 지식이 머무는 공간의 넉넉함을 가질 수도 있다.

 

만년 2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영풍문고가 최근에 변화를 시도했다.

갑자기 지하 1층에 있던 컴퓨터 도서 판매대가 사라졌다. 잠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인공지능 시대에 컴퓨터 서적 판매를 포기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인 생각은 직원의 말을 듣고 기대로 바뀌었다. 컴퓨터 서적 판매대가 지하 2층으로 옮겼다고 한다. 지하 2층으로 이동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을지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지하 2층 팬시 판매 공간과 함께 자리 잡은 과학, IT, 컴퓨터 서적 판매대는 분명 뭔가 달라 보였다.

교보문고 컴퓨터 서적 판매대와 비교해 본다면 영풍문고 컴퓨터 서적의 완승이다. 영풍문고가 미래를 먼저 봤다. 인공지능 시대에 IT와 과학 컴퓨터 서적에 더 많은 정성을 쏟았다는 것이 눈으로 금방 알아차릴 정도이다. 압도적인 컴퓨터 매대 수 차이 그리고 진열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가 눈에 들어왔다. 인공지능 시대 IT는 교양이다. 인공지능과 협업하려면 IT는 교양이 되어야 한다. 영풍문고가 IT를 교양으로 보려고 시도하는 걸까?

 

진열 방식의 새로움이 돋보인다. 책꽂이 맨 위쪽에 화제의 책이나 인기 있는 책이 표지가 보이게 진열되어 있다. 공간이 낭비될 수 있는 진열 방식일 수도 있다.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 단점이지만 서점을 찾는 사람으로서는 표지에 담겨 있는 많은 정보로 책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더 우세해 보인다.

 

 

도서들은 책꽂이에 카테고리별로 잘 분류되었는데 한 가지가 거슬린다. HTML 관련 서적을 아무리 찾아봐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매장 안에 도서 검색대를 사용하지 않고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포기했다. 검색해서 찾아낸 카테고리가 자바스크립트.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바스크립트는 웹 브라우저 안에서 사용되는 언어이다. 일반적으로 웹 브라우저 안에서의 우선순위로 따진다면 HTMLCSS 아래에 존재한다. 그래서 관련 책의 제목을 보면 ‘HTML + CSS + 자바스크립트라는 순서로 책 제목이 구성된다. 암묵적으로 생긴 이런 책 제목에서의 순서를 무시한다고 하더라도 웹 브라우저 언어의 핵심은 HTML이다. 카테고리를 ‘HTML + CSS + 자바스크립트또는 웹 프로그래밍이라고 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JAVA 책이 자바스크립트 책꽂이에 있는게 맞는건가?

JAVA의 비운이다. 어찌 자바가 자바스크립트의 밑에 있을까?

 

지하1층과 지하2층의 넓은 공간을 가지고도 교보문고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영풍문고의 새로운 도전은 신선하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종로서적 치킨게임으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 서로 다른 특화된 문화공간을 만들게 되면 교보문고, 영풍문고, 종로서적에 공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그동안 지식 충전을 위한 구름 떼가 교보문고에만 몰렸다. 이제 대형서적 세 곳이 협업하여 함께 구름 떼를 몰고 올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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