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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으로

임핀지로 새로운 삶을 꿈꾸며

by 솔토지빈 2020.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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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핀지로 새로운 삶을 꿈꾸며

 

어머니가 폐암으로 소천하신지 7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에게 변화가 있었다면 건강에 관한 관심이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거다. 2015년 폐렴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가족력에 대한 걱정을 떨쳐낼 수는 없었다. 폐렴 치료를 끝내고 폐렴구균 예방 접종까지 했다.

 

작년 201910월경 가까운 친구가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수년 전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으로 간 절제 수술까지 한 친구였다. 간암과의 사투를 벌였던 친구는 이제 폐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폐암 3기라고 해서 특별하게 증상을 느끼지도 못했다고 한다. 정기 검진에서 폐에 이상을 감지하여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도 감기몸살 증상 때문에 동네 병원 X선 촬영으로 폐에 이상을 감지했다. 오진일 거라는 믿음으로 정밀검사를 한 대학병원에서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인간의 몸에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폐나 간은 침묵의 장기이다. 이상을 느껴 병원에 가면 말기 판정을 받을 정도로 사전 징후가 없다. 결국, 스스로 검진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친구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서울의 메이저급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당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거부당한 직접적인 이유는 간암으로 인한 간 기능의 약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친구는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인 비리어드를 복용하고 있다. 간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항암 화학 치료제를 투약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듯하다.

 

다행히도 지금은 원자력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과정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 힘들다는 항암 화학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잘 버텨 냈다. 항암 화학치료와 방사선치료가 끝날 즈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동안 엄청난 가격 때문에 폐암 환자들에게 부담이 되어왔던 면역항암제 급여기준이 바뀌었다. 친구에게는 엄청난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친구가 4월부터 15일마다 투여 받는 면역항암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다. 건강보험급여로 임핀지를 투약받기 위해서는 관해 공고요법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관해 공고요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을 알아야 할 것 같다. 폐암 3기 환자가 항암이나 방사선로 치료로 암의 증상이나 징후가 많이 사라진 상태(관해)에서 관해를 더욱 완벽하게 유지(공고)하는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비유하자면 암에 대한 잔불 처리 또는 확인 사살이다. 그래서 투약을 통해서 폐암 3기 환자의 완치를 목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관해 공고요법이다. 워낙 고가의 약이므로 가망이 없는 환자에게 건강보험급여를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폐암 3기 환자의 완치목적(관해 공고)으로 사용하는 임핀지를 투약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폐 부근에 전이된 폐암 3기 환자 중에서 수술할 수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이어야 한다.

2. 이런 환자들이 방사선치료와 항암 화학치료제로 동시에 치료를 마쳐야 한다.

3. 방사선치료와 항암 화학치료제 치료가 끝나고 42일 이내에 완치목적치료(관해 공고요법)로 임핀지를 투약해야 한다.
4. 이전 PD-1 inhibitor(억제제) 치료를 받지 않아야 한다.

 

친구는 인핀지를 투약받을 조건에 딱 들어맞았다. 거기에다 비급여였던 인핀지가 202041일부터 건강보험급여로 변경되었다. 이 시기가 방사선치료와 항암 화학 치료제 치료가 끝나고 42일이 되어가는 시점이었다. 친구는 비급여였던 인핀지를 급여로 처방받은 첫 번째 환자일지도 모른다. 정말 행운아다. 아무래도 오래 살 기회를 선택받은 것 같다.

 

임핀지는 12개월 동안만 건강보험급여로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만약 폐암 3기 환자가 임핀지를 투약한 후에 재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기존에 급여가 적용되었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옵디보(니볼루맙),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면역항암제를 건강보험 급여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친구는 맞춤형 면역항암제인 인핀지 투약으로 폐암 완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때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담당 의사의 말에 절망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아름다운 세상에서 함께 숨 쉬며 살아갈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앞으로 새로운 인생을 멋들어지게 설계하고 꿈을 다시 만들어가며 살아가 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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